광주학생독립운동 유네스코 등재 추진하는 김재기 정치외교학과 교수

5·18과 함께 광주의 상징이 되길
독립을 원하는 나라에게 전하는 응원

김재기 정치외교학과 교수.

“광주학생독립운동이 전하는 가치가 우리 대학 학생들에게 지혜의 푯대가 되기를 바란다.”

광주학생독립운동을 유네스코에 등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김재기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우리 대학 학생들에게 전하는 말이다. 김 교수는 현재 ‘광주학생독립운동 UNESCO 등재 기반 조성 사업’의 책임자로 활동 중이다. 그는 “우리는 광복 80주년이 되는 올해 그 의미를 되새겨봐야 할 필요가 있다”며 “광주학생독립운동이 100주년이 되는 해인 2029년 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활동 계획을 밝혔다.

그는 2009년 광주학생독립운동 80주년 기념 기획학술위원장으로 임명된 것을 계기로 유네스코 등재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민주화운동인 ‘5·18 민중항쟁’이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정신에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며 일명 ‘광주 정신’의 유기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광주학생독립운동이 96주년이 되는 현재에도 유네스코에 등재 되어있지 않은 건 “부끄러운 일이다”며 “유네스코 등재를 통해 5·18 민중항쟁과 광주학생독립운동이 광주의 상징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RISE 사업의 도움을 받아 등재 기반 조성 활동을 5년간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RISE 사업은 지자체·산업·대학이 협력해 지역과 대학의 동반 성장을 도모하는 사업이다. 그에게 2025년은 이번 유네스코 등재 사업의 토대를 다지는 해이다. 그는 현재 추진위원회를 꾸리는 동시에 학생 연구원, 대학원생과 함께 광주학생독립운동 당시 △해외 언론의 보도 자료 △학생들의 재판 자료 △한인 디아스포라들의 후원 자료 등을 추적하고 있다.

김 교수는 지난 4월 우리 대학의 전신인 광주농업학교, 목포상업학교, 여수수산학교 출신의 독립운동가가 100여명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단일 학교에서는 최대 규모다. 그는 △국가기록원 △학적부 △명예졸업장 △퇴학 기록 등의 공공기관 자료를 수집해 이를 밝혀냈다.

현재 그는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세계사적 의의를 밝혀내기 위해 하와이에서 광주학생독립운동을 지지하고 후원금을 보냈던 기록을 추적 중이다. 하와이는 미국 한인 디아스포라가 처음 시작된 곳이다. 디아스포라는 특정 민족이 기존의 터전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집단을 형성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우리 민족은 일제강점기 시절 △하와이 △미국 본토 △멕시코 △쿠바 등으로의 이주가 대표적이다. 그는 “하와이의 한인 2,500여명이 안중근 의사의 재판 비용을 후원했다는 기록을 바탕으로 △후원금 명부 △출입국 명부 △재판 기록 등을 연구하고 있다”며 “출입국 명부에 없는 기록을 찾기 위해 하와이에 있는 한인 디아스포라들의 묘지를 방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냐는 질문에 “북한의 자료를 찾아보고 싶다”고 답했다. 광주학생독립운동은 광주의 학교들을 필두로 하여 전국적으로 300여개의 학교가 참여한 대규모의 학생운동이다. 그러나 현재 북한에 있는 학교들의 자료는 명단 이외에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는 광주학생독립운동 참여 학교의 명단을 펼쳐 북한에 있는 학교들의 이름을 짚어가며 “북한 지역에서 100여개의 학교가 광주학생독립운동에 참여했다”며 “기회가 된다면 남북 교류 협력사업을 통해 그 흔적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 교수의 이러한 노력은 현재 독립을 원하는 나라들에 그가 보내는 하나의 응원이다. 그는 팔레스타인, 티베트 분리 독립운동 등을 언급하며 “일제 강점기 조선의 어린 학생들이 자유라는 보편적 가치를 위해 싸운 역사가 세계적인 인정을 받게 된다면 자유를 잃은 나라들에 하나의 메시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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