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신문> 창간 70주년 기념
가와바마을 가자! 일본 농촌서 찾은 지역소멸 극복법
① 관광객 모으는 가와바만의 매력 ㊤

글 싣는 순서

가와바마을 가자! 일본 농촌서 찾은 지역소멸 극복법

1. 관광객 모으는 가와바만의 매력 

2. 관광객 모으는 가와바만의 매력 

3. 광주·전남 지역소멸 해결법

 

200여종 넘는 직접 키운 농산물
마을에서 만들어 마을에서 파는 구조
“마감 시간 전에 완판되는 경우 많아”

지난 7월 28일 전원플라자 풍경.
지난 7월 28일 전원플라자 풍경.

저출생·고령화,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인한 인구 감소 등 지역소멸은 한국의 뿌리 깊은 사회문제 중 하나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국 228개 시군구 중 113곳(49.6%이 소멸 위험에 처해있다. 특히 광주·전남지역의 22개 시군 중 지역소멸위기 시군은 20개로,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지역소멸위기를 겪고 있다. 일본의 경우 한국보다 앞서 1970년대부터 지방소멸과 고령화사회를 경험했다. 한국과 유사점이 많은 일본을 살펴보면 지방소멸을 해결하기 위한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전대신문>은 지난 7월 28, 29일 이틀 동안 일본 군마현에 위치한 대표적 지방소멸 극복 사례인 가와바마을에 방문하여 마을이 주는 시사점을 살폈다.

고속도로로 2시간 반, 도쿄에서 130km 떨어진 가와바마을에 들어서며 생각보다 많은 인파에 놀랐다. 연간 240만명의 방문객이 찾는 마을인 건 알고 있었지만,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주말의 놀이공원을 연상케 했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봤을 때 눈 앞에 펼쳐지는 건 파란 하늘과 넓은 논, 마을을 둘러싼 산이었다.

현재 약 3,000명이 거주하고 있는 가와바마을은 오래된 지역소멸위기 지역이다. 나날이 줄어가는 인구와 지방소멸 문제는 아름다운 농촌 마을 가와바도 피할 수 없었다. 가와바마을은 기존 5,000명 이상이었던 인구가 1965년 이후 4,000명 이하로 떨어지더니 1971년에는 인구 소멸 지역으로 지정됐다. 이듬해 가와바마을 주민들은 주민투표를 통해 마을을 살리기 위한 방법을 결의하고 ‘농업+관광’이라는 정책 방향을 설정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53년이 지난 지금 가와바마을은 인구 소멸 속도가 둔화하는 일본의 대표적인 지역소멸 극복 마을이 됐다.

 

마을의 자랑, 가와바 특산품 ‘요거트’

관광객들이 지난 7월 28일 파머스마켓을 이용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지난 7월 28일 파머스마켓을 이용하고 있다.

가와바마을의 휴게소이자 관광지인 ‘전원플라자’에 접어들자마자 관광안내소 건물이 보였다. 안으로 들어서자 가와바마을의 토야마 교타로(60) 촌장이 기자를 맞이하며 ‘KAWABA’라고 쓰인 요거트를 건넸다. 토야마 촌장은 “가와바마을의 특산품 중 하나”라며 “마을 안에서 직접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와바마을의 특산품은 관광객들이 전원플라자를 찾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블루베리 △사과 △옥수수 △쌀같은 1차 생산물과 더불어 △요거트 △생치즈 △사과파이 △수제맥주같은 1차 생산물을 활용한 2차 생산물이 대표적인 특산품이다. 토야마 촌장은 “가와바마을의 특산품들이 도쿄를 비롯하여 전국에서 팔리고 있다”며 “마을의 자랑”이라고 말했다.

특히 가와바마을 특산품 중 하나인 ‘유키호타카 쌀’은 1kg당 10만원에 거래되며 가장 비싼 쌀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 여러 쌀 품질대회에 참가하여 수상한 이력도 있다. 토야마 촌장은 “유키호타카는 농약을 하지 않아 좋은 쌀”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가와바마을의 성공사례를 홍보하는 윤기확 ‘가와바코리아’ 대표는 “가와바마을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여 기존 제품과 특산품의 차별점을 두고 있다”며 “마을에서 나오는 좋은 품질의 1차 생산물을 활용하여 도시민들에게 제품의 매력을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농산물 저렴하게 구입 가능

가와바마을 전원플라자에 방문했다면 ‘파머스마켓’에서 가와바마을 특산품을 직접 구입할 수 있다. 파머스마켓은 가와바마을 특산품을 비롯하여 마을에서 생산하는 여러 농산물과 가공물, 공예품 등을 파는 곳이다. 파머스마켓에서 팔고 있는 물품의 종류는 200여종이 넘는다.

오후 4시가 다 되어 파머스마켓에 들어서니 완판된 농산물들이 여기저기 보였다. 기자가 오전에 파머스마켓에 방문했을 때 남아있던 옥수수와 감자는 빈 판매대로 남아있었다. 파머스마켓에서 근무하는 나카지마 유키코(54)씨는 “파머스마켓은 오전 9시에 열어 오후 6시에 닫지만, 4시가 되기 전에 매진되는 특산품이 많다”며 “5시에서 6시쯤이 되면 다 팔려서 많이 못 산다”고 말했다.

파머스마켓 가판대에 적힌 “오늘은 손님이 많이 와 야채가 다 팔렸습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문구.
파머스마켓 가판대에 적힌 “오늘은 손님이 많이 와 야채가 다 팔렸습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문구.

파머스마켓은 다른 곳에 비해 농산물들의 가격이 조금 더 저렴하다. 가와바마을에서 생산한 농산물들을 중간 유통 업체 없이 바로 전원플라자에서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전원플라자의 연간 매출 270억원 중 1/3은 바로 이곳에서 나온다.

파머스마켓에서 산 물품들로 봉투 한 가득을 채운 채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관광객 마사키 고토(55)씨는 파머스마켓에 대해 “체감상 다른 곳보다 한 10% 정도 저렴한 것 같다”며 “이곳 지역에서 나는 채소들이 많이 있다는 게 좋은 점”이라고 말했다.

토야마 촌장은 “가와바마을이 위치한 군마현이 다른 지역보다 물가가 더 싸다”며 “가와바마을은 농업자가 많다 보니까 재배를 많이 할 수 있어서 가격이 좀 더 싸지는 단순한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

 

한 번 오면 또 오고 싶은 전원플라자

토야마 교타로 가와바마을 촌장이 마을 특산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토야마 교타로 가와바마을 촌장이 마을 특산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원플라자에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또 다른 이유는 “전원플라자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원플라자는 약 6만m² 정도의 크기로 파머스마켓 말고도 카페, 식당, 빵집 등 총 19개의 점포가 있다. 제조장 세 곳과 숙박시설 한 곳, 체육시설도 한 곳도 있다. 군마현 옆에 위치한 도치기노현에서 왔다는 고바야시 유키에씨는 “놀고 먹고 자는 것 모두 전원플라자에서 할 수 있어 친구들에게 추천을 많이 한다”며 “전원플라자 빵집에서 파는 케이크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바라키현에서 온 마사키씨는 “처음 전원플라자에 방문했다”며 “여행을 가다가 이곳에 들렀다”고 말했다. 다음에도 전원플라자에 방문할 것 같냐는 질문에 마사키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가와바코리아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관광객들의 전원플라자 재방문율은 60%로 높은 편이다. △처음 방문한 사람은 34.2% △2회 방문한 사람은 14% △3회 방문한 사람은 8.8%다. 이 중 10회 이상 방문한 사람은 28.1%다. 고바야시씨도 “벌써 5번이나 방문했다”며 “당일치기로도 많이 온다”고 말했다.

나카지마씨는 “파머스마켓에 매일 많은 고객이 방문하는 걸 보면 즐겁다”며 “가와바는 매우 매력있고 좋아하는 곳이기에 계속 전원플라자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2024 오만기행 프로그램 일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통역 토야마 쇼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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