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수자 목소리 내는 광장 만들겠다”
■김채희 광주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발리국제단편영화제와 협업 교류전 신설
“모두를 위한 축제 되길”
13년째 광주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채희(정밀화학·92)씨는 “여성영화제가 필요한 사람 누구나 찾아와 위로받고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 16회를 맞은 광주여성영화제는 ‘우리는 빛으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두고 오는 6일 시작된다. 탄핵 국면에서 주목받았던 여성과 소수자들의 목소리가 다시 잊히고 있는 지금, 여성영화제가 그들의 목소리를 다시 부를 광장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김 위원장은 “탄핵 집회에 대통령과 정치뿐 아니라 사회를 바꾸려는 목소리들이 있었다”며 “여성과 소수자들이 살아갈 사회를 만들기 위한 대화의 장을 열고 싶다”고 말했다.
지역과 세계를 무대로 성장하고 있는 광주여성영화제는 작년부터 ‘플래시 아시아’ 섹션을 만들어 해외 여성 서사 영화도 상영하고 있다. 올해에는 인도네시아 발리국제단편영화제(Minikino)와 협업해 교류전을 진행한다. 김 위원장은 “부산국제단편영화제 프로그래머에게 추천 받아 협업하게 됐다”며 “이번 영화제에서는 5편이 상영된다”고 설명했다.
지역 영화제 중 가장 큰 규모를 가진 만큼 ‘지역여성영화제네트워크’도 연다. 올해는 부산·익산·전북·대구·인천·서울·제주 7개 지역 영화제에서 광주를 찾아 함께 간담회를 갖는다.
지난 2010년 광주 여성 단체 ‘광주여성센터’ 회원들이 모여 만들어진 광주여성영화제는 규모보다 새로운 시도를 중점으로 성장하고자 한다. 김 위원장은 “모든 영화가 영화관에서 상영되지는 못하기에 영화제가 중요하다”며 “더 많은 창작자들에게 상영 기회를, 더 많은 관객들에게 관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늘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목적으로 본래 단편영화만 해당됐던 ‘귄 당선작’에 장편영화 부문도 추가됐다. 김 위원장은 “해외 영화 교류전, 특별상영회, 귄 당선작 등 다양한 섹션을 즐겨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귄 당선작은 장·단편 경쟁에 공모한 신진 감독들의 영화 중 본선에 진출한 영화들을 일컫는다.
김 위원장은 “한 관람객이 여성영화제는 내 생각을 다 말할 수 있는, 내 이야기를 다 받아주는 ‘안전한 공간’이라고 표현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이번 영화제가 모두를 위한, 특히 소수자를 위한 축제가 되어 ‘나의 영화제’로 기억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화제를 찾을 관람객들에게는 “우리의 빛의 혁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 우리의 연대는 계속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얻길 바란다”며 “우리가 함께 한다면 더 좋은 세상이 만들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제16회 광주여성영화제는 오는 6일부터 10일까지 △광주극장 △CGV광주금남로 △광주독립영화관에서 열린다. 5일간 여성과 소수자의 이야기가 담긴 영화 56편(장편 23편, 단편 33편)을 볼 수 있다. 개막작으로는 <이반리 장만옥>이, 폐막작으로는 <핑크문>이 상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