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는 장애인 가로막는 벽"
장애인권익옹호기관 도연 활동가
"지속적 의견 수렴·관리해야"
BF 키오스크 인식 개선 필요
"장애인은 키오스크를 볼 수도 없고 손이 닿지도 않는다."
장애인 권익 옹호 활동가인 도연씨는 배리어프리(BF) 키오스크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키오스크에 전혀 모르는 언어로 표시된다면 비장애인은 어떻게 반응할지 생각해 보라"며 "그러면 BF 키오스크의 필요성을 알 것이다"고 말했다.
도연씨는 BF 키오스크 상용화를 위해 물리적 접근성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리적 접근성은 키오스크가 위치한 공간과 키오스크 기기의 접근성을 말한다. 도연씨는 "키오스크가 있는 곳에 경사로가 있는지와 휠체어가 들어갈 공간은 확보됐는지, 손을 뻗었을 때 화면에 닿을 거리인지,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보 접근성도 중요하다. 키오스크 화면에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메시지가 출력돼야 한다. △수어 △음성 △점자 △픽토그램을 예로 들며 도연씨는 사용자 필요에 따른 수단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자만 있으면 청각장애인은 키오스크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는 오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수어를 사용하는 청각장애인은 키오스크 화면의 문장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수어는 조사가 없고 단어 중심의 언어이기 때문에 청각장애인은 문장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도연씨는 적어도 BF 키오스크 설치 의무 대상인 기관은 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BF 키오스크를 이용하면서 어려움이 있을 때 적절한 지원과 응대가 있어야 한다"면서 "정부가 책임지고 인식 개선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키오스크가 배리어프리가 되려면 필요한 기능과 고려할 사항이 많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령 제10조의2에서는 BF 키오스크가 갖춰야 하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도연씨는 "그것이 완벽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으며 "법에 있는 내용이 필요 조건일 수는 있지만 충분 조건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그는 "정부가 지속적으로 BF 키오스크에 대한 불편함을 수렴하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도연씨는 키오스크를 '도어락 비밀번호'와 같다고 비유했다. 그는 "비밀번호를 알면서도 도어락에 손이 닿지 않거나 보이지 않아 누를 수 없다"며 "키오스크는 굳게 닫힌 문, 장애인은 키오스크라는 문 앞에 멈춰 있다"고 말했다.